저는 독일에서의 12월 3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.
간만에 늦잠에 늦잠을 자다 일어나 휴대폰을 켰을 때
"계엄령 선포"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.
순간 광주가 생각났습니다.
소년이 온다를 읽은지 채 3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.
더욱 넓은 세상을 접하고 싶어 독일에 있는 저는
이 넓고 쌀쌀한 독일에서 몇 시간 동안 노트북으로 실시간 뉴스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.
제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그거였습니다.
뉴스로 생중계 되는 화면 속에서 무장한 군인들이
국회 유리를 깨고 진입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합니다.
그저 한국에 있는 가족, 지인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을 하는 것
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.
눈 뜨고 지켜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아직도 기억합니다.
그 날의 모든 상황과 기분은 죽는 날까지 기억될 것입니다.
학창시절에 세월호 사고를 접했을 때도
무사히 자라 대학생이 되어 이태원 사고를 접했을 때도
느꼈던 감정들이 있습니다.
우리는 나라까지 잃을 뻔 했습니다.
비록 이곳에서 학생 신분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응원이 전부이지만,
한국에 있었다면 함께 집회에 참여했을 것입니다.
추운 한국 날씨 속에서 집회에 나가주신 모든 분들에게
감사한 요즘입니다.
비상계엄 사태 이후 평소와 같이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.
하루 빨리 탄핵이 이루어져
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는 생생히 숨쉬고 있음을 증명받고싶습니다.
저의 조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자랑스럽기를 바랍니다.
멀디 먼 독일에서 12월 14일, 2차 탄핵소추안 가결을 간절히 바랍니다.
부디 더욱 길어지지 않기를 바라고
대한민국의 국민들이 편히 잠들 수 있고 추운 길거리로 나가지 않아도 되길 바랍니다.
모두들 몸도 마음도 따뜻한 연말 되시고
건강 조심하세요
눈을 떴을 때는 좋은 소식을 접하면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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